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인하여
다시한번 죽음과 자살 이라는 화두가 많은 사람들 면전에 다가오게 되었다.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이야 이 일을 두고 불쌍하다, 슬프다, 나약하다, 못났다
등등 제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릴 것이며 ....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졌던 이들은 사회정의 라던지 민주주의 등등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의 현실을 한탄하거나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들으면 알법한 사람들의 자살은 스스로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의
파급력을 가진다. 뉴스에는 이 일과 관련하여 자살시도를 하였다는 내용이
몇 번 엿보였으며 이것이 퍼포먼스인지 정말 자살시도 인지 확인할 길은 없었다.
그러나 정말 하루에도 몇번씩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 당사자 에게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실 누군가의 자살 자체가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아니며, 유명한
사람이 자살 하였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
우울증의 치료방법에는 생리화학적치료, 심리적치료와 더불어 물리적 치료가 있다.
SSRI, 삼환계, MOAi 등의 약제와 항불안제등을 복용하면서 증상 완화와 치료를
병행하며 심리치료 (스스로의 생각이 기분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엔 인지치료, 타인의
관계와 생활환경이 영향을 끼치는 경우엔 IPT)를 동반하면 열에 아홉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리적 치료 방법으로는 ECT(전기경련요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뇌에 일시적으로
전기적 자극을 주어 증상 완화의 효과를 노리는 방법이다.
일각에서는 일시적 혹은 장기적 기억상실의 부작용 때문에 비인간적이고 또한 심장계통에
부작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으며 ECT자체에서 오는 risk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고려해 보아야 한다.
다음은 ECT관련 발췌 글이다.
ECT에 관한 설명 -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 발췌
물리적인 우울증 치료법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방법은 특수성(생화학적 방법에서 포괄적 영향이 아닌 필요한 부분에만 정확하게 영향을 미치는 정밀성과 비슷한 맥락 -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이고 처방하기가 쉬워진다.)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이다. 항우울제가 50%정도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높게)
효과를 내는 데 비해 ECT는 75% ~ 90% 정도가 상당한 효과를 낸다. ECT로 증세가 호전된 환자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1년이 넘게 이상이 없으며 나머지는 다시 ECT를 받거나 정기적으로 유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ECT는 효과가 빠르다. 치료를 받고 며칠 안에 많은 환자들이 꽤 호전된 것을 느끼며 이는 약물치료가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ECT는 작용이 빠르고 반응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특히 자살 경향이 강한 환자(계속 자해 행위를 하는 위급 환자)에게 적합하며 대부분
의 약물치료들이 안고 있는 약의 상호 작용의 문제나 온몸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임산부, 병자, 노인에게 이용된다.
우선 관례적인 혈액 검사와 심전도 검사가 있고 대개의 경우 가슴 엑스레이 사진을 찍게 되며 마취 관련 검사까지 거치면 ECT 치료 적합 여부가 밝혀지고 적합 판정을 받으면 환자 본인과 가족이 치료 동의서에 서명한다. 치료 전날 밤에 환자는 금식하고 정맥주사관을 삽입한다. 아침이 되면 환자는 ECT실로 옮겨진다. 환자가 모니터에 연결되면 의료진은 환자의 관자놀이에 젤을 바른 후 전극을
붙인다. 양측 ECT와 뇌의 우세하지 않은 반구에 실시하는 편측 ECT가 있는데 첫 시술로는 편측 ECT가 선호되며 대개 오른쪽 뇌에 실시된다. 편측 ECT가 부작용이 더 적으며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강력한 편측 ECT는 양측 ECT만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사는 보다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사인파 자극과 부작용이 적은 경련을 유도하는 펄스가 짧은 사각파 자극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정맥 주사관을 통해 단시간형 일반 마취제가 투여되면 환자는 약 10분 정도 완전히 의식을 잃게 되며 경련 예방을 위해 근육 이완제를 함께 투여한다. (1950년대의 ECT는 환자들이 몸부림치다가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요즘은 발가락을 조금 꿈틀거리는 정도다.) 환자가 뇌파 모니터와 심전도 모니터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시술 중에 계속해서 뇌파와 심전도를 점검할 수 있다. 1초 동안 전기 충격을 가하면 뇌에 보통 30초 정도 경련이 일어나며 그 정도면 회색질을 튀기지 않고 뇌의 화학 작용을 바꿔 놓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전기 충격은 보통 200줄 정도로 100와트짜리 전구에서 나오는 크기와 같으며 대부분이 피부 조직과 두개골에 흡수되고 극소량만 뇌에 전달된다. 환자는 10에서 15분 안에 회복실에서 깨어난다. ECT 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6주 정도에 걸쳐 10에서 12회 정도 시술을 받는다. 이제 입원 치료가 아닌 통원 치료의 사례가 늘고 있다.
작가인 마사 매닝은 우울과 ECT에 대한 자신의 체험을 [암류 Undercurrents]라는 놀라울 정도로
유쾌하고 아름다운 저서에 담아 놓았다. 현재 그녀는 웰부트린과 소량의 리튬과 데파코트, 클로노핀, 졸로프트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긍 약들을 손에 들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지개를 손에 넣은 것 같다. 나는 만기일도 없는 과학 연구물이다." 그녀가 농담처럼 한 말이다. 그녀는 우울증이 극에 달했을 때 강렬하고 긴 ECT 체험을 했다. 그녀는 자살을 하려고 총포사 주소를 뒤지다가 치료를 결
심했다. "나는 스스로를 증오하기 때문에 죽고 싶은 게 아니었다. 고통을 끝내고 싶을 정도로 자신을 사랑했기에 죽고 싶었다. 나는 날마다 딸아이의 욕실 문에 기대에 서서 그 아이의 노랫소리를 들었다. 딸아이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으면 하루 더 자살을 미룰 수 있었다. 문득 내가 자살한다면 그 아이가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죽음은 딸아이를 침묵하게 할 것이다. 바로 그날 ECT를 신청했다. 그건 나를 쓰러뜨린 상대에게 마침내 항복을 선언하는 것과 같았다.
나는 몇 주 동안 ECT 치료를 받았다. 숙취감과 두통에 시달리며, 다이어트 콜라를 찾으며."
ECT는 단기 기억에 장애를 일으키며 장기 기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장애는 대개 일시적이지만 일부 환자들의 경우 영구적 일 수도 있다. 내가 만난 한 여성은 변호사였는데 ECT를 받고
나니 법대에서의 기억이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법대에서 공부했던 내용이며, 장소며, 그때 알았던 사람들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이것은 보기 드문 극단적인 경우지만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또 ECT 치료 후 1만 명 중의 한 명 꼴로 사망했는데 한 연구 조사에 으하면 대개는 심장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ECT후의 사망이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ECT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ECT중에 혈압이 상당히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ECT는 뇌 손상을 일으키지는 않는 듯하다. ECT에 대한 독창적인 책을 써낸 리처드 에이브럼스는 1,250회가 넘게 양측 ECT 치료를 받은 환자가 89세에 사망했을 때 뇌를 조사해 보니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현재 행해지는 ECT가 뇌 손상을 초래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사실상 그럴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로기 상태나 메스꺼움 같은 단기적인 부작용들은 대게 ECT치료 시에 쓰이는 마취제 때문이다.
그런데도 ECT는 여전히 가장 오명의 부담이 큰 치료법이다. 마사 매닝의 고백을 들어 보자.
"그곳에 누워 있노라면 프랑켄슈타인이 된 듯한 기분이다.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듣고 싶어 하지 않으며 ECT를 받으려고 입원하면 요리를 들고 문병 오는 이도 없다. 가족들 까지도 고립된다."
ECT는 환자 자신에게도 끔찍할 수 있다. 정신 건강 전문가도 이런 말을 한다. "ECT가 효과가 있다는 건 알아요. 내 눈으로 지켜봤으니까. 하지만 내 아이들과 가족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잃는다는 생각을 하면 ...... 당신도 알다시피 난 부모님도 안계시고 남편도 없어요. 그러니 누가 그런 기억들을 되찾아 주겠어요? 우리가 15년 전에 만들어 먹은 파이의 특별한 요리법을 누가 기억하겠어요? 그렇게 되면 우울증에다 꿈조차 없어지게 되요. 지금 나를 견디게 하는 건 과거의 사랑의 추억들 이에요." 소수이긴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의 사람들이 (마음속에서 이미지들이 지워지거나 1년이란
세월이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일부 기본적인 어휘들을 잊어먹는 등의) 영구적인 기억력 장애를 입는다.
반면 ECT는 기적적인 효과를 내기도 한다. 다시 마사 매닝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치료 전에는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너무 힘겨웠었다. 그런데 치료를 받고 나니 정상인들은 항상 이런 기분을 느끼며 사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평생 우울증 같은 건 겪어 본 적이 없는 듯한 기분이었다." 효과는 빨랐다. "식물인간에서 벗어나 몸이 가벼워졌고 진짜로 맥도날드 햄버거가 먹고 싶어졌다. 한동안 트럭에 치인 듯한 기분으로 살아야 했지만 효과를 생각하면 그리 나쁘진 않았다."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는 한바탕 논란을 불러일을켰도, 책이 출간되어 낭독회가 열렸을 때 " 인간의 정신을 전기적으로 조종하는 행위" 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이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현재 미국의 많은 주들이 ECT에 반대하는 법들을 시행 중이다. ECT치료법은 남용 우려가 있으며 아무에게나 무차별적으로, 혹은 환자의 전적인 동의 없이 실시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놀라운 치료법인 것은 사실이다.
ECT는 왜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 그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추측하건대 도파민에 강력한 강화 작용을 하고 다른 모든 신경전달물질들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 또 전뇌피질의 대사 작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주파 전기는 대사 수치를 높이고 저주파 전기는 대사 수치를 낮추는 것을 추정되고 있다. 물론 우울증이 대사결핍의 여러 증상들 가운데 하나이고 동요성 우울증은 과잉대사 인 것인지 아니면 우울증과 신진대사 이상 둘 다가 뇌의 다른 변화에 의한 작용인지는 분명치 않다. ECT는 일시적으로 뇌혈액관문(BBB)을 낮춘다. ECT의 영향력은 전뇌피질에 국한되지 않으며 심지어 뇌간 기능들 까지도 일시적으로 전기의 영향을 받는다.
확실히 ECT는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되풀이되는 자해나 자살충동이 심한 사람에게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된다.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기억의 소실까지 감수 하면서 과연 우리는 우울증을 치료해야할 당위성이 있는가? 글쎄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는지는 나 혼자서 결정지을 수 없다. 그러나 우울증 자체의 고통의 크기를 감안한다면 고려대상으로 남겨놔야 할 것이다.
사는 것이 나은가 죽는 것이 나은가?
이 질문에는 아직 대답 할 수가 없다. 말을 하나마나 나라면 살 것이다.
죽음은 삶의 일부이고 삶의 종료지점 이며 인간은 살기 위해 존재한다.
처음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나'라는 존재가 있을 수 있는가?
태어난 순간 '나'는 살기위해 존재한다. 죽음 역시 삶의 일부라면
자살 역시도 삶의 방법일 것 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은 ....
삶의 상태는 다양하며 미래는 어떤방식으로 펼쳐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의 죽기로의 결정이나 죽음으로 떠미는 상태나 죽는게 더 나을 만큼의
고통스러움은 과거에서 초래가 되었건 현재의 압박이건 미래는 아니다.
과거가 한정 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자신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