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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싸지르기

찐콩

그녀는 찐콩을 좋아 한다고 했다.
불편하지만 사람에 따라선 나름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겉 껍질을 까서
두개가 들어 있는(혹은 하나인경우도 신선한 재미)그것을 속껍질을
까기엔 수분으로 알맹이에 너무 달라 붙어서 그냥 입에 털어 넣는다.
심심하고 무미건조한 그 맛은 생각만 해도 너무 심심하다.
땅콩 특유의 고소함이야 당연히 가지고 있지만 볶은콩 보다는 그 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희미한듯 무미한듯 축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바삭하지도
않은 그것을 어금니로 깨물면 서너번은 씹어야 비로소 어렴풋한 고소함이 느껴진다.
그것의 맛에 대한 정의는 단순히 땅콩을 물에 삶은 맛의 고소함이 아니라
무미함 끝에 느껴지는 의외의 혹은 극적인 그럼으로서 절대적인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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