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파의 유품에서 발견된 글 당신들 눈에는 누가 보이나요 간호원 아가씨들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를 묻고 있답니다 당신들은 저를 보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요 저는 그다지 현명하지도 않고 성질머리도 괴팍하고 눈초리마저도 흐리멍덩한 할망구일 테지요 먹을 때 칠칠치 못하게 음식을 흘리기나 하고 당신들이 큰소리로 나에게 "한번 노력이라도 해봐욧!!" 소리 질러도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노인네 당신들의 보살핌에 감사 할 줄도 모르는 것 같고 늘 양말 한 짝과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기만 하는 답답한 노인네 그게 바로 당신들이 생각하는 '나' 인가요 그게 당신들 눈에 비쳐지는 '나' 인가요 그렇다면 눈을 떠보세요 그리고 제발 나를 한번만 제대로 바라봐주세요 이렇게 여기 가만히 앉아서 분부대로 고분고분 음식을 씹어 넘기는 제가 과연 누구인가.. 더보기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1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