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탈트 치료 이론적 배경
게슈탈트(Gestalt)라는 말은 ‘전체’, ‘형태’, ‘모습’ 등의 뜻을 지닌 독일어로,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게슈탈트 치료는 독일출생의 유대계 정신과 의사 Fritz Pearls에 의해 창안되었다. Karen Horney의 정신분석 치료이론을 위시하여 Goldstein의 유기체 이론, Wihelm Reich의 신체 이론, Lewin의 장(場)이론, Wertheimer 등의 게슈탈트 심리학, Moreno의 사이코드라마, Reinhart의 연극과 예술철학, Heidegger와 Martin Buber, Paul Tillich 등의 실존철학 그리고 동양사상, 그 중에서도 특히 도가(道家)와 선(禪)사상 등의 광범위한 영향을 받으면서 게슈탈트 치료기법을 탄생시켰다.
게슈탈트 심리학의 전통 내에서 Kurt Lewin은 성격을 개인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역동적 장(場)의 맥락 속에서 보아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장(場)이란 부분들이 즉각적인 관계성 안에 있으면서 소로 반응하는 하나의 전체를 말한다.
Kurt Lewin이 주장한 장(場)은 현상학적인 장(場)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규(1995)에 따르면, 현상학이란 어떤 사실 그 자체보다는 개체가 주관적으로 체험하는 것을 중시하는 입장으로, 치료자는 내담자의 세계를 그의 주관적 체험과 의식의 흐름을 떠나 존재하는 어떤 객체도 가정하지 않으며, 주관적 체험과 의식의 체험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치료자는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 즉, 내담자의 언어, 신체동작, 감정, 사고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Yontef(1993)는 게슈탈트 치료에서 현상학적 탐색의 목적은 알아차림이며, 게슈탈트에서 알아차림은 탐구되고 있는 상황의 구조에 대한 분명한 이해라고 하였다. 또한 그는 개인적인 알아차림 뿐만 아니라 알아차림 과정 그 자체도 강조하였고, 치료자와 환자가 그들의 관계를 경험하는 방식이 게슈탈트 치료에서 중요한 관심사라고 하였다.
게슈탈트 치료에서 실존주의는 현상학적인 방법에 기초를 두고 있다. Yontef(1993)는 실존적 현상학자들은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개인의 실존과 개인간의 관계, 기쁨과 고통들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접적인 관습적 사고의 맥락 내에서 움직이는데, 이것이 세계가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차단하고 피하게 만든다고 하였다. 세계 내에서 개인의 진실함에 기반하지 않은 삶은 두려움, 죄책감, 불안 등의 감정을 일으킨다. 게슈탈트 치료는 개체가 스스로에게 진실(authentic)하고 의미 있게 책임질 수 있는 존재방식을 제공한다. 알아차림에 의해서, 개체는 의미 있는 태도로 선택할 수 있게 되거나 개체 자신의 실존을 조직할 수 있데 된다(Jacobs, 1978).
장이론, 현상학, 그리고 실존주의와 더불어 게슈탈트 치료는 다양한 이론들을 받아들였다. Goldstein은 뇌 손상 환자의 연구를 통해 유기체는 자기조정 원리에 따라 장을 전경과 배경으로 나누어 지각한다는 것을 밝혔고, 또한 Karen Horney의 ‘당위(Should)’개념도 게슈탈트 치료의 성격이론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개체의 내면세계가 상전과 하인의 양극으로 분열되는 현상은 Horney의 이론에서 영향 받은 것이다. Wilhelm Reich는 우리의 감각운동이나 신체활동은 심리작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하여, 신체언어의 중요성에 대해 주목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모든 신경증은 신체적 고착으로 나타난다고 하여, 종래의 추상적인 억압개념 대신에 ‘신체적 방어(Charakter Panzer)’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Perls는 이러한 Reich의 신체이론을 게슈탈트 치료에 접목시키는 한편, 신체와 감각, 감정, 욕구, 사고 그리고 행동 등을 서로 분리된 현상이 아닌 하나의 의미 있는 전체로 보았다.
2. 주요개념
1) 게슈탈트
게슈탈트(Gestalt)라는 말은 ‘전체’, ‘형태’, ‘모습’ 등의 뜻을 지닌 독일어로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게슈탈트라는 개념을 치료적인 영역에 확장하여 사용하는데, 여기서 게슈탈트란 ‘개체에 의해 지각된 행동 동기’를 뜻한다.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는 이유는 우리의 욕구나 감정을 하나의 유의미한 행동으로 만들어서 환경과의 접촉을 통해 실행하고 완결 짓기 위함이다. 게슈탈트는 프로이드의 리비도 개념처럼 환경과 분리되어 단순히 그 자체로 존재하는 생화학적인 물질이 아니라,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며 해소되는 개체의 행동 동기라고 말할 수 있다.
2) 전경과 배경
우리는 대상을 인식할 때 우리에게 관심 있는 부분은 지각의 중심 부분/ 전경으로 떠올리지만 나머지는 배경으로 보낸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여 지각하는 것도 전경과 배경의 관계로 설명한다. 예컨데, 갈증을 느낀다는 것은 그 순간에 갈증이 전경으로 떠오르고 다른 것은 잠시 배경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건강한 개체는 매 순간 자신에게 중요한 게슈탈트를 선명하고 강하게 형성하여 전경으로 떠올릴 수 있는데 반해, 그렇지 못한 개체는 전경을 배경으로부터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 즉, 특정한 욕구나 감정을 다른 것과 구분하여 강하에 게슈탈트를 형성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며, 따라서 행동목표가 불분명하고 매사에 의사결정을 잘 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한다(Zinker, 1977).
3) 미해결 과제
개체가 전경으로 떠올렸던 게슈탈트가 해소되고 나면 이는 배경으로 사라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대상을 전경으로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전경과 배경의 교체는 유기체 욕구와 환경적 여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개체가 게슈탈트 형성을 하지 못했거나 혹은 게슈탈트를 형성하긴 했으나 이의 해소를 방해 받았을 때 그것은 배경으로 사라지지 못한다. 그렇다고 전경으로 떠오르지도 못하므로 그것은 중간층에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완결되지 않은 혹은 해소되지 않은 게슈탈트를 “미해결 게슈탈트” 혹은 “미해결 과제”라고 말한다. 한편, 이러한 미해결 과제는 계속 이의 해결을 요구하며 전경으로 떠오르면 하기 때문에 다른 게슈탈트가 선명하게 형성되는 것을 방해한다.
4) 알아차림과 접촉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알아차림이다. Perls(1951)는 “알아차림 그 자체가 바로 치료적일 수 있다”고 말했으며, Simkin과 Yontef(1984)는 알아차림이 게슈탈트 치료의 유일한 목표이고 필요한 모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아차림은 현재 순간에 중요한 자신의 욕구나 감각, 감정, 생각, 행동, 환경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 등을 지각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자기 행동의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 특정 상황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반응을 아는 것 등도 알아차림에 해당한다. 요컨대, 알아차림이란 우리의 중요한 내적ㆍ외적 상황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아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접촉은 알아차림과 더불어 개체의 유기체 순환고정을 이끄는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즉, 알아차림이 개체가 유기체-환경의 장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전경으로 떠올려 게슈탈트를 형성하는 행위라고 한다면, 접촉은 그렇게 형성된 게슈탈트를 행동으로 통하여 해소하는 행위이다. 모든 심리장애는 성장장애로, 개체는 환경과 접촉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성장 변화해 가는데, 접촉 경계 혼란 때문에 유기체 에너지를 환경과의 효과적인 접촉에 쓰지 못하고 여기저기 흩어버림으로써, 접촉이 단절되고 마침내 성장이 멈춘 상태가 심리장애이다.
5) 접촉경계혼란 행동
개체와 환경의 교류접촉은 접촉경계(환경)에서 이루어진다. 접촉경계 혼란은 개체와 환경간의 경계가 너무 단단하거나 불분명해질 때, 혹은 경계가 상실될 때 생긴다. 만일 경계가 너무 단단하면 환경으로부터 자양분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고, 경계가 너무 불분명하면 들어오는 해독을 막지 못하며, 경계가 상실되면 개체의 정체감이 없어져 버린다. 게슈탈트 치료자들은 모든 정신병리 현상은 항상 접촉경계 혼란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는데, 이는 유기체 이론에 입각해서 볼 때 심리적 혹은 생리적 장애란 미해결 과제와 동일한 개념이고, 미해결 과제는 접촉경계 혼란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이다(Perls et al. 1951; Levitsky & Perls, 1970).
Perls는 접촉경계 혼란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으로서 내사, 투사, 융합, 반전, 자의식을 들었고, Polster는 Perls의 분류에서 자의식을 빼는 대신에 편향을 추가시켰다. 본 연구에서는 Polster의 분류에 따라 접촉경계장애 유형을 살펴보았다.
내사(introjections)는 권위자의 행동이나 가치관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져 자기 것으로 동화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으로, 개체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에 악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행동방식이나 가치관을 말한다(김정규, 1995). 만성적인 내사를 하는 사람들은 엄격한 규칙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그들의 ‘당위성’에 따라 살아가지 않을 때 엄청난 실망을 하게 된다. 또한 그들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기 위하여 에너지를 확장시키는 것을 피하며,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위하여 해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때문에 그들은 권위자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감정적으로 그들은 대체로 조급한 편이다(Polster & Polster, 1974). 내사에서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 부모의 교육이나 태도 그 자체보다도, 오히려 그러한 부모의 교육이나 태도를 개체가 어떻게 내사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볼 때, 많은 내담자의 경우에 ‘실제 부모’보다 ‘내사된 부모’가 훨씬 더 엄격하고 도덕적이다. 그것은 개체의 추가적인 노력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Brown, 1961).
투사(projection)는 내사의 반대이다. 내사가 타인의 것을 자신에게 귀인 시키는 것이라면, 투사는 자신에게 있는 것을 타인에게 귀인 시키는 것이다(Yontef, 2003). 이는 내사된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Espy(1994)는 내사를 투사의 씨앗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 개체가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자각하고 접촉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것에 대한 책임소재를 타인에게 돌림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다.
융합(confluence)이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간에 차이점이 없다고 느끼도록 합의함으로써 발생하는 ‘접촉경계 혼란’이라고 한다(Perls et al, 1951). 융합관계에 있는 두 사람은 태아와 어머니의 관계, 전통적인 부부관계에서처럼 서로 간에 경계가 없는 하나의 개체인 것처럼 자신의 욕구를 상대방의 욕구로 종속시키고, 자신의 개체성을 희생하여 마치 ‘우리’라는 보호막 속에 들어가 안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서로간에 어떤 갈등이나 불일치도 용납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반전(retroflection)과 편향(deflection)은 알아차림 주기에서 나중에 일어난다. 내사와 투사 속에서 개체는 그들 자신에게 속한 감정이나 충동들을 경험하기 전에 알아차림이 차단되는 반면, 개체가 반정을 보이고 편향할 때, 개체는 그 충동들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그 영향의 방향이나 정도를 바꾸어 버린다(Yontef, 2003). 반전에서 충동이나 소망의 방향이 대인관계적인 것에서 개인 내적인 것으로 변경된다. 예컨대, 개체가 타인에게 하기를 원하는 것 혹은 타인이 자신을 위해 해주기를 원하는 것이 자신에게 행해진다. 화가 난 어떤 남자는 파괴하는 대신에 긴장을 함으로써 상황을 안전하게 유지하려 할 것이다(Yontef, 2003). 편향은 환경과의 접촉을 피해버리거나 혹은 자신의 감각을 둔화시켜버림으로써 환경과의 접촉을 피해버리거나 혹은 자신의 감각을 둔화시켜버림으로써 환경과의 접촉을 약화시키는 현상이다. 편향행동의 예를 들면, 말을 장황하게 하거나 초점을 흩뜨리는 것, 말하면서 상대편을 쳐다보지 않거나 웃어버리는 것,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추상적인 차원에서 맴도는 것, 자신의 감각을 차단시키는 것 등이 있다(Polster & Polster, 1974).
6) 상전과 하인
Pefls는 우리의 무의식적 행동을 지배하는 두 개의 자기 부분을 각각 ‘상전(top dog)’과 ‘하전(under dog)’이라고 명명했다. 상전은 프로이드의 초자아 개념에 해당하는 바, 내사된 가치관이나 도덕적 명령들로서 권위적이고 지시적이다. 상전은 항상 하인에게 도덕적 명령을 하며 하인의 게으름을 질타하고 몰아붙인다. 하인은 억압되고 희생된 인격의 측면, 늘 설교 듣고 괴롭힘 당하는 아이 측면의 대표이다. 그는 항상 다음에는 잘하겠다고 말하지만 역시 말 뿐이고 행동은 꾸물거리고 태만함으로써 결국 상전과의 게임에서 승리한다. 이처럼 우리의 인격은 상전과 하인으로 양분되어 싸우며 서로 통제하려 하고, 그 결과 끝없는 싸움에 말려들어 창조적인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이러한 상태를 Perls는 신경증적인 ‘자기고문 게임(self-torture game)’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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