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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서스


김병찬
그룹 부활의 베이시스트, 사운드 엔지니어, 난장 뮤직을 거쳐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 2001년 플럭서스 뮤직을 설립했다. 자우림을 발굴한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대중성과 음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중이다. 현재 플럭서스 뮤직에는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등 11팀이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INTERVIEW | 김병찬 플럭서스 뮤직 대표

“디자인을 통한 레이블의 이미지 형성이 중요하다”


어떤 이유로 플럭서스 뮤직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음악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레이블이다. 성공한 레이블을 보면, 물론 디자인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디자인을 통해 어떤 이미지를 얻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재즈 레이블 중에서 가장 성공한 블루노트의 앨범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블루노트가 디자인을 통해 전해준 재즈의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이를테면 ‘재즈란 이런 것이다’라는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조한 것 같다. 유로피언 재즈를 전 세계적으로 알린 ECM 역시 모던한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타이포그래피도 뛰어나 음반을 보면 바로 ECM의 것이라고 알 수 있다.

플럭서스 뮤직은 베이스 그래픽 스튜디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레이블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왜 그런 사례를 찾기가 어려운가? 베이스 그래픽 스튜디오와의 만남은 행운이었다. 보통 구조적으로 그렇게 하기가 참 힘들다. 우선 앨범 자체가 많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고, 뮤지션과 앨범마다 각각 자기 색깔이 있어서 일관성을 주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런 이유로 국내 음악 산업에서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건 디자인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궁합이 잘 맞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레이블을 대표하는 이미지 구축에 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앞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확장되면서 앨범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 현재 음악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음반 시장의 몰락은 이미 4~5년 전부터 시작되어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앨범 판매량은 많게는 10분의 1 정도로 축소되었다. 예전에는 100만 장도 거뜬히 나갔는데 요즘엔 10만 장이면 굉장히 많이 팔린 거다. 십 몇 년 전만 해도 전국에 2만여 개의 음반 가게가 있었는데 요즘엔 200개가 안 된다. 물론 디지털 음원 시장이 생겼다. 그래도 전체 음반 시장이 가장 컸을 때에 비해서는 디지털 음원 시장을 포함해도 20~30% 정도 줄었다. 지금은 디지털 음원 시장이 더 크다. 디지털 음원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컬러링이나 벨 소리는 사실 감상용이라기보다는 기능적인 것이다. 반면 음반 시장이 급속히 축소되면서 음악 장르가 다양해졌다. 이제는 YG, SM, JYP처럼 스타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라 그런 능력을 갖춘 회사 위주로 재편되었다.

플럭서스 뮤직과 어울리는 디자인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음악은 상업적인 경향과 작가적인 경향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중간적인 입장을 취하는데, 우리는 그런 중간적인 음악을 하고 싶은 것이고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앨범 디자인이 그 안에 담긴 음악이란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음악을 들어보니 보이는 것보다 더 훌륭하다’는 인상을 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음반 시장이 축소되어 앨범이 잘 팔리지 않으면 디자인에 투자하지 않고 대충 만들거나, 혹은 앨범을 제작하지 않고 아예 디지털 음원에만 주력하게 되지 않을까? 그럴 수는 없다. 음반 시장이 축소되었다고 앨범을 발매하지 않는 일은 없다. 뮤지션에게는 앨범 발매라는 행보가 있지 않으면 아티스트로 자리 잡기가 어렵다. 정식 앨범을 발매하지 못하면 그저 엔터테이너에 불과하니까. 또한 시장 규모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높아진 눈 때문에라도 디자인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음반을 누구에게 팔 것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해 타깃에 따라 디자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재편된 음악 시장에서 디자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뮤지션에 대한 로열티가 좀 약한 편인데, 일본은 공연의 티켓 파워도 크지만 관련 사업 매출이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뮤지션의 티셔츠나 관련 제품을 갖고 싶어하는 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션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지면 관련 디자인 시장이 생길 수 있다.


[출처] 월간디자인 (2009년 2월호) | 기자/에디터 : 전은경 / 사진 : 이명수・이주희・허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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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holic의 이재학이 작곡한 노래들을 찾아보다가 관련 기사가 있어서 스크랩 하였다.
레이블에 있어서 메이저냐 인디냐 하는 이분법적 시각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메이저레이블과 상업적 음악산업 이데올로기가 지니는 폐단을 직시한다면
이러한 대안도 분명히 존재한다.
상업주의와 작가주의의 중도노선. 확실히 대중에게는 이러한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http://www.fluxus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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